나름 나쁘지 않은 100엔 운세를 보고, 센소지 절을 둘러보았다.
아무래도 내가 절의 정문이 아니라 후문으로 들어온 모양인지,
더 깊이 들어갈수록 번화가처럼 가게들이 늘어져 있었다.




















가게마다 마치 꽃나무가지 같은 구슬 장식이 있어서 괜히 축제분위기 같았다.
몹시 일본스러운 장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로 먹거리나 기념품을 판매하는 가게였다.
딱히 사고싶은 물건은 없어서 이리저리 돌아보다가 가게 중심가에는 너무 사람이 많아 샛길로 빠졌다.
빠지자마자 보이는 탕후루!














하나 당 400엔 이었다.
일본에서도 탕후루가 유행인지 몇몇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근처에서 사진도 찍고 있었다.
탕후루를 말로만 들었지,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해서 여행도 온 겸 하나 도전하기로 했다.















맞은편의 빨간색 벽과 색감이 어울려서 한 컷 찍었다.
나름 딸기 알이 굵은 걸로 고른다고 고심끝에 고른 내 인생 첫 탕후루..!




는 실패다.
유튜브 영상을 봐서 굳은 설탕이 딱딱할 것이라는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에상보다 더 딱딱해서 한 입 베어무는게 약간 무서운 정도였다.
그리고 굳은 설탕층이 깨지면서 날카로워져서입 안에 들어오면 혀가 베일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설탕이 또 질리기도 해서 두 개째 부터는 설탕 코팅을 휴지에 뱉고
안에 있는 딸기만 맛있게 먹었다^-^




가게 구경하면서 먹으려고 했었는데 가게 내에는 음식물 반입이 안되는 곳이 많아서
한 쪽 손에는 휴지, 다른 쪽 손에는 탕후루를 들고, 눈은 가게를 구경하면서 걸어다녔다.
아마 일본여행 중 제일 바쁜 순간이 아니였을까.



설탕층을 훨씬 더 얇게 하지 않는다면 절대 두번은 안 먹을 것 같다.



그렇게 쭉 걸어나가서














상상도 못한 정체 ㄴ 0 ㄱ, 6mm 진주 슬라임도 만나고,













꽤 귀여웠던 아사쿠사 안경닦이? 가챠도 만났다.
그렇게 후문부터 쭉 걸어와서 결국 마지막에 정문에 있는 아사쿠사 등 까지 관람 완료했다.










센소지 절의 중앙쪽으로 걸어가며 이곳저곳을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자연의 색감과 고풍적인 느낌을 좋아하는 나에게 이 장면은 사진을 안 찍고 넘어갈 수가 없는 장면이었다.
같은 극동아시아 문화권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개울물이 흐르고 돌다리가 있으며 작은 목탑이 있는 구조가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나중에 경주에 가서 우리나라의 문화재들을 다시 한 번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까의 사진과 마찬가지로 차분한 느낌이 좋았다.
안내문의 일본어를 읽을 수 있었다면 더 풍부한 감상을 할 수 있었겠지.

그래도 몇몇 한자는 읽을 줄 알아서 유추하며 안내문을 한 글자 한 글자 살펴보긴 했다.
물론 의미는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박물관, 미술관에 들르면 꼭 설명문에 적힌 내용을 다 읽어봐야 하는 성격이라
내가 알지 못하는 언어로 적힌 안내문들이 여행다니면서 아쉬운 것들 중 하나이다.


더 걸어서 안쪽으로 들어오면 아래 사진과 같이 엄청 많은 나무 서랍이 보인다.











가까이 가면 동전을 넣는 얇고 긴 구멍이 있다.
여기에 100엔을 넣고,
나무 막대기가 들어있는 육각 모양의 통을 흔들어 준다.
여러 번 흔든 뒤, 점괘를 알려줄 나무막대기 하나를 통 안에서 뽑아낸다.



나무 막대기의 끝부분에 한자로 숫자가 적혀있고,
숫자에 맞는 서랍을 열어서 점괘가 적힌 종이를 보면 100엔 운세보기 완료~!



일본어를 못해도 영어로 간단하게 설명이 되어있기 때문에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올해는 40번,

No. 40 THE LAST AND SMALL FORTUNE
If anything goes quite well up to the half way, there will be no more harm. A bad person may fetch you into the wrong way, there is a good and effective medicine in the vase. Even when you get sick, you can get well soon.

*Your request will not be granted at once. *The patient can get well, even if it last lone. *The lost article will be found. *The person you wait for will come, but it takes a little time. *Building a new house and removal both well. *To start a trip is all right *Marrige and employment, it is fortune will be up to a half.















올해는 결실이 있긴 한데 반정도만 좋고,
그것도 열심히 견뎌야한다는 내용인 듯 하다...

대학원 신입의 삶을 아주 잘 설명해주는 것 같아 신기했다^^.....화이팅 나자신..


+)
100엔 운세를 보려고 서랍장 앞에서 동전 찾으면서 서성서리고 있으니까
중동사람처럼 보이는 남자 둘이서 뭐하는 거냐고 나한테 물어봤다.
어떻게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서로 어느나라에서 왔는지 말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했다.
두바이에서 온 사람들이라서 추운 날씨가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여름에는 말 그대로 '녹는다' 라고 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마도 그 사람들은 나를 일본사람으로 생각했는지,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까 약간 놀라면서 서울 가봤다고 반가워했다.
길게 이야기하고싶지 않아서 그정도만 이야기하고 서로 인사하고 각자 갈 길 갔다.


외국인이랑 심지어 영어로 대화하는거 좀 무서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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